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있다. 그들은 더 이상 남산타워를 보러 오지 않는다. 경복궁의 기와에 감탄하러 오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삶을 살아보기 위해 온다. 한국인의 삶이다.
148만여 명의 외국인이 지난해 한국을 찾았다. 그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그들이 어디에서 지갑을 열었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오렌지스퀘어가 방한 외국인 전용 결제카드 ‘와우패스’ 데이터를 분석했다. 총 3,440억 원, 1,600만 건의 결제 내역이다. 그 안에서 그들의 여행 방식이 드러났다.
그들은 한국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살아보기를 원했다
결제액 상위 1000개 업소를 분석한 결과, 그들은 화장품(22%), 의류(15%), 마트·슈퍼마켓(10%), 식당(10%) 순으로 돈을 썼다. 흥미로운 순서다. 그들은 먼저 한국 화장품으로 꾸미고, 한국 옷을 입고, 장을 봐서 먹을 것을 구하고, 마지막으로 식당에 갔다.
이것은 전통적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의 일상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려는 여행자의 모습이다. 그들은 단순히 한국을 구경하는 관광객이 아니라 한국의 생활방식을 체험하고 싶어 했다.
올리브영, 탬버린즈, 퓌아지트 같은 화장품 매장에서 그들은 K-뷰티를 경험했다. ABC마트코리아, 엔컴, 레이어 같은 곳에서 한국 패션을 입었다. 그리고 롯데마트, 다이소, 하모니마트에서 한국의 일상용품을 구입했다. 명동교자, 진할매원조닭집 같은 오래된 맛집에서 한국의 정통 맛을 체험했다.
마지막으로 그들 중 일부는 강남·서초구, 중구, 마포구 등에서 성형과 미용 시술을 받았다. 의료 소비는 전년 대비 204%나 증가했다. 2030세대가 주 고객이었다. 그들은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행동으로 옮겼다.
서울, 여전히 중심이지만 변화는 시작되었다
그들의 발자국은 주로 서울(85.2%)에 찍혔다. 하지만 이 비율은 전년보다 4% 감소했다. 반면 부산(6.3%, +25%), 인천(3.2%, +18%), 경기(2.1%, +24%), 기타 지역(3.1%, +80%)은 증가했다. 특히 제주(+402%), 대구(+260%), 경주(+138%), 대전(+133%), 광주(+114%) 같은 지방 도시의 성장이 눈에 띈다.
이것은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은 인기 있는 서울부터 경험하고, 재방문한 이들은 덜 알려진 곳을 탐색하는 패턴을 보여준다. 재방문객이 늘면서 지방 도시의 관광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장소마다 소비 패턴이 다르다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소비 패턴이 달랐다. 명동(중구)에서는 화장품을, 홍대(마포구)에서는 의류를, 종로에서는 식당을, 성수동에서는 의류와 커피를, 강남에서는 의류와 의료 서비스를 주로 소비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외국인들은 명동에서 화장품을 사고, 홍대에서 옷을 입고, 종로에서 밥을 먹고, 성수동에서 커피를 마시고, 강남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마치 서울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패턴을 따라가는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들은 주로 일본(결제액 증가율 101%), 중국(97%), 홍콩(82%), 대만(73%)에서 왔다. 특히 기타 150여개 국가에서 온 관광객의 결제액이 전년 대비 188%나 증가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국적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별로 선호하는 지역도 달랐다. 일본인은 서울(89%)을 압도적으로 선호한 반면, 대만인은 서울(75%) 외에도 부산(14%)을 많이 찾았다. 전년 대비 대만 관광객의 서울 방문 비율은 9%p 감소한 반면, 부산과 기타 지역은 각각 4%p 증가했다.
그들은 왜 한국 문화를 깊이 체험하고 싶어했을까
이장백 오렌지스퀘어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이 원하는 한국 여행은 단순한 랜드마크 방문이 아닌 직접 한국인처럼 먹고, 마시고, 입고, 꾸미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젠가부터 한국은 외국인들에게 ‘방문할 곳’이 아니라 ‘경험할 문화’가 되었다. 그들은 한국의 명소가 아니라 한국인의 일상을 원했다. 서울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 생활해보는 것을 원했다.
이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이것은 문화적 몰입의 과정이다. 그들은 잠시나마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본다. 한국의 뷰티와 패션, 음식과 공간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기억 속에 담아 집으로 돌아간다.
여행의 본질은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다른 삶을 체험해보는 것. 다른 문화 속에 잠시 녹아드는 것. 방한 외국인들의 소비 트렌드는 이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왜 그들은 단순한 관광객으로 머물지 않았을까. 왜 한국 문화에 더 깊이 몰입하고 싶어했을까. 그 답은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매력적인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라는 사실이다.
기사 원문 보기: https://platum.kr/archives/25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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